국토교통부가 9월부터 안심전세앱 하나로 등기부등본, 확정일자, 전입세대정보, 건축물대장, 임대차거래정보, 국세·지방세 체납정보, 신용정보까지 57종 정보를 묶어 보여주기로 했습니다. 집과 임대인의 위험도를 안전·주의·위험 세 단계로 표시해준다고 합니다. 편리한 기능이지만 결국 이 판정의 뼈대는 등기부등본입니다. 등기부등본에 뭐가 적혀 있고 그 항목들이 왜 그 순서로 배치되는지를 알아야, 앱이 “주의"라고 띄웠을 때 그게 정확히 무슨 뜻인지 스스로 읽을 수 있습니다.

표제부는 이 집이 어떤 집인지를 말해준다

등기부등본은 표제부, 갑구, 을구 세 부분으로 나뉩니다. 맨 위 표제부에는 그 부동산 자체에 대한 정보가 들어갑니다. 주소, 건물의 구조와 층수, 전유부분의 면적 같은 것들입니다. 계약서에 적힌 주소와 표제부의 주소, 그리고 면적이 서로 일치하는지부터 맞춰보는 게 첫 단계입니다. 여기가 다르면 뒤에 나오는 갑구와 을구를 아무리 꼼꼼히 봐도 애초에 엉뚱한 집을 확인한 게 됩니다.

갑구는 소유권이 누구에게, 어떻게 넘어왔는지를 적어둔다

표제부 아래 갑구에는 소유권에 관한 사항이 시간 순서대로 쌓입니다. 지금 소유자가 누구인지, 그 전에는 누구 소유였는지, 소유권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넘어왔는지가 적혀 있습니다. 계약할 때는 이 소유자와 실제로 계약하는 사람이 같은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갑구를 볼 때 눈여겨봐야 할 게 압류, 가압류, 가등기, 경매개시결정 같은 항목입니다. 압류나 가압류가 걸려 있다는 건 이 집 주인이 다른 곳에 빚을 지고 있어 채권자가 소유권에 제동을 걸어둔 상태라는 뜻입니다. 경매개시결정이 있다면 이미 법원이 이 집을 팔아서 빚을 갚는 절차를 시작했다는 뜻이니, 이런 항목이 보이면 계약을 서두를 이유가 없습니다.

을구는 이 집에 걸려 있는 빚과 권리를 보여준다

을구에는 소유권 이외의 권리, 즉 근저당권이나 전세권, 지상권 같은 것들이 나옵니다. 실생활에서 가장 자주 마주치는 건 근저당권입니다. 집주인이 이 집을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으면 그 대출이 근저당권으로 을구에 등록됩니다. 근저당권이 있다는 사실 자체는 특별할 게 없습니다. 집을 살 때 대출 없이 전액 현금으로 사는 경우가 오히려 드물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근저당권의 채권최고액이 얼마인지, 그리고 그게 언제 설정됐는지입니다. 채권최고액은 보통 실제로 빌린 돈보다 조금 크게 잡히는데, 이 금액과 집의 시세를 함께 놓고 봐야 이 집에 걸린 빚이 얼마나 되는지가 가늠이 됩니다. 시세와는 별도로 매겨지는 공시가격의 원리를 알면 이 시세 가늠도 한결 수월해집니다.

아파트 건물 외관

순서가 왜 이렇게 중요한가

세입자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건 근저당권 설정일과 내 전입신고·확정일자 중 뭐가 더 빠르냐입니다. 이 집이 경매로 넘어갔을 때 배당금은 순서대로 나눠주기 때문입니다. 내 확정일자가 근저당권보다 앞서 있으면 은행보다 내가 먼저 배당을 받습니다. 다만 대항력은 전입신고를 한 다음 날 0시에 생기므로, 근저당권과 전입신고가 같은 날이면 은행이 앞섭니다. 반대로 근저당권이 먼저 설정돼 있었다면, 경매 낙찰가에서 은행 몫을 떼고 남는 돈만 내 차례로 넘어옵니다. 전세보증금을 지키는 장치들에서 다뤘듯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계약 당일 바로 챙겨야 한다는 조언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을구를 볼 때 근저당권 설정일까지 확인해야 하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안심전세앱이 대신 대조해주는 것도 결국 이 순서다

9월 개편으로 안심전세앱은 등기부등본과 확정일자부, 전입세대정보, 건축물대장 등을 한 번에 연계해 보여줍니다. 불법 건축물 여부와 시세 대비 보증금·선순위 보증금을 비교해 주택 위험도를, 임대인의 체납·신용정보로 임대인 위험도를 따로 매겨 안전·주의·위험으로 표시하는 방식입니다. 사람이 등기부등본과 확정일자, 건축물대장을 일일이 대조하던 걸 앱이 대신 해주는 셈입니다. 다만 앱이 보여주는 건 결과값이고, 그 결과가 왜 “주의"로 나왔는지는 근저당권 설정일과 확정일자의 선후 관계, 갑구·을구의 순서를 알아야 이해가 됩니다.

오늘 확인할 것

계약 전이라면 대법원 인터넷등기소(iros.go.kr)에서 등기부등본을 직접 열람해 표제부의 주소와 면적, 갑구의 압류·가압류 여부, 을구의 근저당권 설정일을 확인해보시길 바랍니다. 열람은 700원, 계약서에 첨부할 발급본은 1,000원입니다. 안심전세앱의 9월 개편 서비스가 실제로 언제부터, 어느 범위까지 적용되는지는 국토교통부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공지로 확인하는 게 정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