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서 “국고채 금리가 올랐다"는 말을 들으면 이상합니다. 채권은 발행할 때 이자가 정해진다고 배웠는데 금리가 매일 오르내린다니요. 이 두 말은 서로 다른 숫자를 가리킵니다. 이 차이를 알면 한국, 미국, 일본의 채권 금리가 왜 제각각인지도 따라옵니다.
채권 금리는 두 가지 숫자를 섞어 부르는 말입니다
하나는 표면금리입니다. 정부나 회사가 채권을 발행하면서 “연 몇 %를 주겠다"고 정한 약속이고 만기까지 그대로입니다. 다른 하나는 시장수익률입니다. 이미 발행된 채권이 시장에서 사고팔리는 가격을 놓고, 지금 사는 사람이 만기까지 가져가면 연 몇 %가 되는지 거꾸로 계산한 값입니다.
뉴스가 말하는 채권 금리는 거의 항상 뒤쪽입니다. 가격이 매일 달라지니 수익률도 매일 달라집니다. 단순화한 가상의 수치로 보겠습니다. 표면금리 3%인 채권이 있는데 시장에서 액면보다 싸게 거래되면, 사는 분은 이자 3%에 더해 만기에 받는 차익까지 가져가므로 수익률은 3%보다 높아집니다. 가격이 오르면 반대입니다. 이 반대 관계는 채권 가격과 금리가 반대로 움직이는 이유에서 따로 풀었습니다.
한국에서는 누가 이 숫자를 발표하나요
금융투자협회가 합니다. 협회 안내에 따르면 언론에서 발표하는 일별 채권금리는 최종호가수익률입니다. 장 마감 무렵 보고회사 10곳이 낸 수익률에서 위아래 2개씩을 빼고 남은 6개를 평균하는 방식이 일반 채권에 쓰입니다. 극단값이 숫자를 흔들지 않게 하려는 장치입니다.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이 안내 페이지는 2013년에 게시됐고, 대상 채권과 보고회사 구성은 시기에 따라 바뀌어 왔습니다. 평균을 내는 큰 틀을 이해하는 용도로 읽으시고, 오늘 숫자는 협회 채권정보센터에서 직접 보시길 바랍니다.
미국 채권 금리는 어떻게 나오나요
미국 재무부도 비슷합니다. 일별 수익률은 가장 최근에 경매된 국채의 장 마감 매수호가를 바탕으로 계산합니다. 두 나라 모두 출발점은 시장 호가이고, 정부가 금리를 정해 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숫자가 다르게 나오는 이유는 계산법이 아니라 시장이 두 나라 채권에 요구하는 조건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나라마다 금리가 다른 세 가지 이유
먼저 물가와 성장에 대한 기대입니다. 앞으로 물가가 더 오르리라 보는 나라에서는 돈을 빌려주는 쪽이 그만큼 더 달라고 합니다.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어떻게 움직이리라는 예상도 여기에 들어갑니다. 장기금리가 기준금리와 따로 움직이는 이유는 10년물 국채금리 글에서 다뤘습니다.
다음은 신용입니다. 빌린 돈을 못 갚을 위험이 크다고 시장이 보면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합니다. 같은 나라 안에서도 국채보다 회사채 금리가 높은 이유와 같습니다.
마지막은 통화입니다. 국채를 사는 외국인은 채권 금리뿐 아니라 환율도 함께 봅니다. 금리가 높아도 그 나라 돈 가치가 떨어지면 환전해 가져올 때 손실이 납니다. 환율 쪽 원리는 원달러 환율과 수출기업 실적 글에서 이어 읽으실 수 있습니다.
세 가지는 따로 움직이지 않고 겹칩니다. 그래서 두 나라의 금리 차이 하나만으로 어느 쪽이 유리한지 판단하는 건 성급합니다. 이 글은 방향을 점치지 않고 읽는 법만 다룹니다.
채권 금리가 내 이자와 만나는 곳
대출금리는 보통 어떤 지표금리에 은행이 붙이는 가산금리를 더해 정해집니다. 마이너스통장이 어떤 구조로 이자를 매기는지는 마이너스통장 금리 글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그 지표가 단기인지 장기인지에 따라 채권 금리가 반영되는 시차가 달라집니다.
오늘 확인할 것
- 내 대출이나 예금이 어떤 지표금리에 묶여 있는지 약정서나 앱에서 보기
- 뉴스에서 금리를 만나면 표면금리인지 시장수익률인지 구분하기
- 한국 숫자는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 미국 숫자는 미국 재무부 사이트에서 직접 확인하기
모든 예시는 원리를 보이려고 만든 단순화한 가상의 수치이고 실제 수익을 약속하지 않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