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크게 오르면서 신고가를 새로 썼다는 뉴스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같은 시기 증권가에서는 “그래도 아직 싸다”,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안 풀렸다"는 말도 계속 나옵니다. 지수는 뛰었는데 왜 여전히 싸다는 평가가 붙는지 궁금하셨다면 PBR이라는 지표부터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PBR 뜻과 계산법

PBR은 주가순자산비율(Price to Book Ratio)의 줄임말로, 지금 주가가 회사의 장부상 순자산에 비해 몇 배인지를 보여주는 숫자입니다. 계산 공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PBR(배) = 주가 ÷ 주당순자산(BPS)

여기서 주당순자산은 회사의 자본총계, 즉 회사가 가진 자산에서 갚아야 할 부채를 뺀 몫을 발행주식수로 나눈 값입니다. 회사를 지금 당장 정리해서 자산을 다 팔고 빚을 갚으면 주주 몫으로 얼마가 남는지를 1주 단위로 계산한 값이라고 보면 됩니다. 어디까지나 장부에 적힌 금액 기준이라 실제 매각 대금과는 다릅니다.

단순화한 가상의 수치로 보면, 주당순자산이 5만 원인 회사의 주가가 4만 원이면 PBR은 0.8배입니다. 같은 회사 주가가 10만 원이면 PBR은 2배가 됩니다. PBR이 1배라는 건 주가와 장부상 순자산이 딱 같다는 말입니다. 1배 미만이면 시장에서 매기는 가격이 장부가치보다 낮다는 뜻입니다.

코스피 지수는 뛰었는데 개별 종목은 왜 여전히 싼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PBR은 2026년 5월 22일 기준 2.40배로, 2025년 말 1.35배와 1년 전인 2025년 5월 22일 0.88배에서 크게 올랐습니다. 코스피 지수는 올해 들어 5월 22일까지 86.22% 올랐습니다.

그런데 같은 시점 코스피 상장사 808개 종목 가운데 523개, 비중으로는 64.73%가 여전히 PBR 1배 미만이었습니다. PBR 0.5배 미만인 종목도 전체 808개 가운데 290개, 35.89%였습니다. 지수 하나만 보면 시장 전체가 비싸진 것 같지만 정작 개별 종목의 절반 이상은 아직 장부가치보다 싸게 거래되고 있었던 겁니다.

이런 차이가 생기는 이유는 지수와 시가총액이 계산되는 방식과 관련이 있습니다. 코스피 지수는 시가총액이 큰 소수 종목의 움직임에 크게 좌우됩니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의 코스피 내 시가총액 비중이 48%에 달했습니다. 코스피 지수 PER이 소수 대형주에 좌우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PBR도 대형주 몇 개가 크게 오르면 지수 전체 PBR은 뛰지만 나머지 종목의 사정은 그대로일 수 있습니다.

주식 시세가 표시된 화면

저PBR, 저평가일까 위험 신호일까

PBR이 낮으면 흔히 “저평가"라는 말이 붙습니다. 장부가치보다 싸게 살 수 있으니 그렇게 보일 만합니다. 다만 PBR 하나만으로 싸다, 비싸다를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PBR이 낮다는 건 그 회사가 가진 자산 대비 시장이 매기는 가격이 낮다는 뜻일 뿐입니다. 그 자산이 실제로 그만한 수익을 낼 수 있는지는 알려주지 않습니다. 공장이나 설비 같은 자산은 장부에 그대로 남아 있어도 그걸로 벌어들이는 이익이 신통치 않으면 시장은 그 자산에 낮은 값을 매깁니다. 반대로 자산 규모는 크지 않아도 수익성이 좋은 회사는 PBR이 높게 거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PBR이 낮은 종목을 볼 때는 왜 낮은지를 함께 봐야 합니다. 업종 전반이 성장성 둔화로 낮게 평가받는 경우도 있고 자산의 실제 가치가 장부가보다 못한 경우도 있습니다. 반대로 자산가치에 비해 시장이 과도하게 낮게 보고 있어 시간이 지나며 격차가 좁혀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느 쪽인지는 그 회사의 이익 흐름과 업종 상황을 확인해야 판단할 수 있습니다.

PER과 PBR, 뭐가 다른가

PER은 주가를 순이익과 비교해 수익성 관점에서 보는 지표입니다. PBR은 주가를 순자산과 비교해 자산가치 관점에서 봅니다. 같은 회사라도 두 지표가 다른 이야기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적자를 낸 회사는 순이익이 마이너스라 PER 자체를 구할 수 없습니다. 이런 경우에도 회사가 보유한 자산은 그대로 남아 있으니 PBR로는 비교가 가능합니다. 그래서 실적 변동이 큰 업종이나 적자 국면에 들어간 회사를 볼 때는 PER 대신 PBR을 참고 지표로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PER·PBR·배당수익률 세 지표를 함께 보면 한 회사를 수익성, 자산가치, 주주환원이라는 세 각도에서 나눠 볼 수 있습니다.

오늘 확인할 것

코스피 전체와 업종별 PBR은 한국거래소(krx.co.kr) 정보데이터시스템에서 무료로 조회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글에 나온 숫자는 2026년 5월 22일 기준입니다. PBR은 주가가 움직일 때마다 바뀌니, 지수 PBR과 개별 종목 PBR을 같이 확인해 지수만 보고 판단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