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금 상품을 비교하다 보면 “이 상품은 복리로 계산하면 실수령액이 더 많습니다” 같은 문구를 본 적이 있을 겁니다. 이자율 숫자는 같은데 계산 방식에 따라 실제로 받는 돈이 달라진다는 뜻입니다. 정작 단리와 복리가 계산 과정에서 무엇이 다른지는 짚어보지 않고 넘어가곤 합니다. 이자율이 같아도 계산 방식 하나로 만기 금액이 벌어지는 이유를 원리부터 살펴보겠습니다.

단리는 원금에만 이자가 붙습니다

단리는 처음 맡긴 원금만 놓고 이자를 계산하는 방식입니다. 첫해에 붙은 이자를 다음 해 원금에 더하지 않고 매년 똑같은 원금을 기준으로 똑같은 금액의 이자가 붙습니다. 기획재정부 시사경제용어사전도 단리를 “원금에 대해서만 이자를 계산하는 방식"으로 정의합니다.

공식으로 쓰면 이렇습니다.

단리 만기금액 = 원금 × (1 + 이자율 × 기간)

원금 1,000만원을 연 4% 단리로 3년 맡긴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단순화한 가상의 계산입니다. 매년 붙는 이자는 1,000만원의 4%인 40만원으로 고정됩니다. 3년이면 이자만 120만원이 쌓여 만기에 1,120만원을 받습니다.

복리는 이자에도 이자가 붙습니다

복리는 원금에 붙은 이자를 다음 기간의 원금에 합산하고 그 전체 금액에 다시 이자를 계산하는 방식입니다. KDI 경제교육·정보센터의 시사경제용어사전에서도 복리를 “원금에서 발생한 이자에 대해서도 다시 이자를 계산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합니다. 이자가 원금에 편입되면서 다음번 이자 계산의 기초 금액 자체가 매번 커지는 구조입니다.

공식은 이렇습니다.

복리 만기금액 = 원금 × (1 + 이자율)^기간

같은 조건, 원금 1,000만원을 연 4% 복리로 3년 맡긴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1년 차엔 1,040만원, 2년 차엔 1,040만원의 4%인 41만 6천원이 더해져 1,081만 6천원, 3년 차엔 그 금액에 다시 4%가 붙어 1,124만 8,640원이 됩니다. 같은 이자율인데도 단리(1,120만원)보다 4만 8,640원 더 많습니다.

기간을 3년이 아니라 30년으로 늘리면 이 격차는 훨씬 커집니다. 아래 표는 원금 1,000만원, 연 4% 기준으로 단리와 복리를 비교한 단순화한 가상의 계산입니다.

기간단리 만기금액복리 만기금액
3년1,120만원1,124만 8,640원
10년1,400만원1,480만 2,443원
30년2,200만원3,243만 3,975원

표의 금액은 단리 원금×(1+이율×연수), 복리 원금×(1+이율)^연수로 직접 계산한 값이며, 이자소득세 15.4%와 물가는 반영하지 않은 단순 계산입니다.

3년 차에는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30년이 지나면 복리 쪽 금액이 단리의 1.5배에 가까워집니다. 이자가 원금에 계속 편입되면서 늘어나는 속도 자체가 빨라지기 때문입니다.

계산기와 통장이 놓인 책상

72의 법칙으로 두 배 되는 기간을 어림하는 법

복리로 원금이 정확히 두 배가 되는 기간을 알아내려면 매번 (1+r)^n을 풀어야 해서 번거롭습니다. 이때 쓰는 어림법이 72의 법칙입니다.

두 배 되는 기간(년) ≈ 72 ÷ 연 이자율(%)

연 이자율이 6%라면 72÷6=12, 약 12년이면 원금이 두 배가 됩니다. 4%라면 72÷4=18년, 8%라면 72÷8=9년입니다. 72라는 숫자는 정확히는 자연로그 값(약 69.3)에서 나옵니다. 69.3 대신 2·3·4·6·8·9·12로 고르게 나눠떨어지는 72를 관행적으로 씁니다. 암산으로 대략의 기간을 가늠하기 위한 근사식이라 정밀한 계산이 필요할 땐 앞의 복리 공식을 직접 써야 합니다.

이 법칙은 이자가 이자를 낳는 복리를 전제로 한 계산이라 단리 상품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단리는 원금이 늘지 않는 구조라 두 배가 되는 기간이 이자율에 반비례해 정해질 뿐, 어림법이 따로 필요하지 않습니다.

실제 예금·적금은 어느 쪽인가요

상품마다 다릅니다. 정기예금은 단리로 이자를 계산하는 상품이 흔하고 적금이나 일부 정기예금은 월복리·연복리를 적용하기도 합니다. 같은 이자율이라도 계산 방식에 따라 실제 수령액이 달라집니다. 가입 전 상품설명서의 이자 계산방법 항목에서 단리인지 복리인지 확인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계산 방식을 확인한 다음에는 그 이자가 물가상승률을 넘어서는지도 함께 봐야 실질적인 의미가 생깁니다. 명목이자율에서 물가상승률을 뺀 실질금리 개념은 실질금리, 오른 기준금리가 마이너스로 뒤집히는 이유에서 다뤘습니다. 또 은행이 파산하더라도 원금과 이자를 포함해 1인당 1억원까지 보호받는 예금자보호 제도는 예금자보호 1억원, 계좌마다일까 은행마다일까에서 다뤘습니다.

오늘 확인할 것

가입하려는 예금·적금 상품설명서에서 “이자 계산방법"이 단리인지 복리인지, 복리라면 월복리인지 연복리인지부터 확인해 보시길 바랍니다. 같은 이자율이라도 계산 방식과 예치 기간에 따라 만기 수령액이 달라집니다. 정확한 예상 수령액은 은행 앱이나 창구의 이자 계산기로 직접 넣어보면 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