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서 “스프레드가 확대됐다"는 말을 들으면 무엇이 벌어졌다는 건지 감이 안 옵니다. 스프레드(spread)는 숫자 두 개 사이의 간격을 부르는 이름입니다. 어떤 두 숫자냐에 따라 뜻이 달라지는데, 투자 뉴스에서는 거의 두 가지로 나옵니다. 사려는 가격과 팔려는 가격의 차이, 그리고 위험한 채권과 안전한 채권의 금리 차이입니다. 둘 다 계산은 뺄셈 하나뿐이라, 무엇에서 무엇을 빼는지만 알면 기사가 읽힙니다.
주식에서 스프레드는 사려는 값과 팔려는 값의 간격입니다
증권 앱 호가창에는 사겠다는 가격과 팔겠다는 가격이 줄지어 있습니다. 이 가운데 가장 높은 매수 호가와 가장 낮은 매도 호가의 차이가 호가 스프레드입니다. 한국은행은 시장 유동성을 최우선 매수·매도 호가의 차이인 호가 스프레드와 호가 수량을 더한 시장심도 등으로 측정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단순화한 가상의 수치로 보겠습니다. 어떤 주식의 최우선 매수 호가가 10,000원이고 최우선 매도 호가가 10,010원이면 스프레드는 10원입니다. 지금 바로 사려는 분은 10,010원을 내야 하고, 같은 순간 팔려는 분은 10,000원밖에 못 받습니다. 사자마자 팔아도 이 10원이 비용으로 남는 셈입니다.
한국은행은 같은 개념을 외환시장 글에서 이렇게 풀었습니다. 매수-매도 스프레드는 유동성을 측정하는 지표 중 가장 널리 사용된다고 합니다. 거래하려는 사람이 많은 시장일수록 호가가 촘촘하게 쌓여 간격이 좁고, 거래가 뜸한 시장일수록 간격이 벌어집니다. 거래가 얼마나 활발한지는 거래량이 말해 주는 것과 함께 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채권에서 스프레드는 안전한 채권 위에 얹힌 금리입니다
두 번째는 금리의 차이입니다. 국고채는 나라가 발행하니 가장 안전한 채권으로 칩니다. 회사가 발행한 회사채는 그 회사가 돈을 못 갚을 위험이 있으니 더 높은 금리를 줘야 사는 사람이 생깁니다. 한국은행 자료는 신용스프레드를 회사채금리에서 국고채금리를 뺀 것이라고 정의합니다. 같은 자료는 국고채보다 신용도가 떨어지는 채권에는 가산금리를 붙인다고 설명합니다.
이것도 가상의 수치로 보겠습니다. 국고채 금리가 연 3.0%이고 어느 회사채 금리가 연 3.8%라면 신용스프레드는 0.8%포인트입니다. 이 간격이 벌어졌다는 건 시장이 회사채를 사는 데 이전보다 더 큰 대가를 요구한다는 뜻입니다. 기업 사정이 나빠 보이거나, 돈 빌려줄 사람이 줄었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간격이 좁아지면 반대입니다.
여기서 뉴스를 읽는 요령이 나옵니다. 스프레드가 변했을 때는 위쪽 숫자가 변했는지 아래쪽 숫자가 변했는지를 먼저 봐야 합니다. 국고채 금리가 내려서 간격이 벌어진 건지, 회사채 금리가 올라서 벌어진 건지에 따라 이야기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채권 금리가 어떻게 나오는지는 채권 금리 뜻 글에, 가격과 금리의 반대 관계는 채권 가격과 금리 글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두 스프레드를 한 표로 놓고 보면
| 호가 스프레드 | 신용스프레드 | |
|---|---|---|
| 무엇에서 무엇을 빼나 | 최우선 매도 호가 − 최우선 매수 호가 | 회사채 금리 − 국고채 금리 |
| 알려 주는 것 | 지금 바로 거래할 때의 비용, 시장 유동성 | 시장이 요구하는 신용위험의 대가 |
| 넓어졌다는 건 | 사고팔 사람이 줄었거나 의견이 갈린다 | 위험하다고 보는 시선이 커졌다 |
출처: 한국은행 블로그 「시장 스트리밍 데이터(호가·체결)는 금융시장의 바이탈 사인」, 한국은행 「채권시장의 이해」
내 대출에도 같은 구조가 들어 있습니다
대출금리는 보통 기준이 되는 금리에 은행이 신용도와 위험에 따라 붙이는 가산금리를 더해 정해집니다. 구조는 신용스프레드와 같은 방식입니다. 안전한 기준 위에 위험에 대한 대가를 얹는 것입니다. 같은 은행에서도 사람마다 금리가 다른 이유는 신용대출 금리 구조 글에서 따로 풀었습니다.
한 가지 짚어 둘 것이 있습니다. 스프레드는 지금 시장이 위험과 비용을 어떻게 보는지 보여 주는 계기판입니다. 넓어졌다고 해서 앞으로 주가나 금리가 어느 쪽으로 움직인다는 뜻은 아니고, 이 글도 방향을 말하지 않습니다. 같은 숫자가 벌어졌더라도 원인이 무엇이었는지는 그때그때 따로 살펴야 합니다.
오늘 확인할 것
- 증권 앱에서 자주 보는 종목의 호가창을 열고, 최우선 매수·매도 호가의 간격이 얼마나 되는지 직접 재 보기
- 뉴스에서 스프레드라는 말을 만나면 무엇에서 무엇을 뺀 값인지부터 확인하기
- 내 대출 약정서에서 기준금리와 가산금리가 각각 몇 %인지 나눠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