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했다"는 말을 들으면 별일 없었다는 소리로 들립니다. 올린 것도 아니고 내린 것도 아니니까요. 그런데 이 말에는 표결과 판단이 들어 있습니다. 동결이 어떤 과정을 거쳐 나오는지 알면, 다음에 같은 헤드라인을 볼 때 뉴스의 의미가 다르게 다가옵니다.

기준금리 동결 뜻은 무엇인가요

기준금리를 직전 회의 때 수준 그대로 두기로 정했다는 뜻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정했다’입니다.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매 회의마다 올릴지, 내릴지, 그대로 둘지를 안건으로 놓고 표결합니다. 그대로 두는 쪽이 과반수를 얻으면 동결이 됩니다.

표결 규정은 한국은행법에 있습니다. 한국은행법 제21조 제2항은 “금융통화위원회의 회의는 이 법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위원 5명 이상의 출석과 출석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고 적고 있습니다. 같은 법에 따라 금통위는 7명으로 이뤄집니다. 인상 의견이 3명이고 동결이 4명이면 동결이 됩니다.

그래서 동결이라는 한 단어에도 여러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7명이 모두 동결에 손을 들었는지, 일부는 인상이나 인하를 주장했는지에 따라 시장이 읽는 다음 방향이 달라집니다. 이 소수의견은 회의록(의사록)이 공개될 때 드러납니다. 결정일에 어떤 자료가 나오고 의사록이 언제 공개되는지는 금통위 일정 글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왜 올리지도 내리지도 않고 동결하나요

한국은행이 금리를 정할 때 보는 기준이 하나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한국은행법 제1조는 한국은행이 효율적인 통화신용정책을 통해 “물가안정을 도모"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적고, 같은 법은 통화신용정책을 수행할 때 “금융안정에 유의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물가와 금융안정, 두 가지를 같이 봐야 합니다.

두 목표가 같은 방향을 가리키면 결정이 쉽습니다. 어려운 건 서로 엇갈릴 때입니다. 물가가 오르는 중이라 금리를 올리고 싶은데 가계부채가 부담이거나, 경기가 식어서 금리를 내리고 싶은데 물가나 환율이 불안한 경우가 그렇습니다. 어느 쪽으로 움직여도 다른 쪽에 부담을 주면 지켜보기로 하는 게 동결입니다.

동결에는 또 하나의 이유가 있습니다. 직전에 올렸거나 내린 효과가 아직 경제에 다 퍼지지 않았을 때입니다. 금리 결정의 효과는 대출금리, 소비, 물가로 번지기까지 시간이 걸립니다. 이미 한 결정의 결과를 보면서 다음 수를 정하겠다는 판단이 동결로 나옵니다. 이 전달 경로는 기준금리가 내 대출이자에 닿는 시간표에서 따로 다뤘습니다.

동결해도 금리 부담이 달라질 수 있는 이유

기준금리 숫자가 그대로여도 실제 부담이 같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물가입니다. 단순화한 가상의 수치로 보겠습니다. 기준금리가 3%이고 물가 상승률이 2%라면, 물가를 뺀 실질 금리는 대략 1%입니다. 이 상태에서 동결을 이어 가는데 물가가 3%로 올랐다면 실질 금리는 0% 안팎으로 내려갑니다. 금리를 건드리지 않았는데도 돈을 빌리기는 더 쉬워진 셈이고, 거꾸로 물가가 1%로 내려가면 실질 금리는 2%로 올라 같은 동결이 더 빡빡한 환경이 됩니다. 이 계산은 실질금리 설명 글에서 자세히 풀었습니다.

둘째는 시장의 기대입니다. 시장은 동결 자체보다 “다음에 무엇을 할 것 같은가"에 반응합니다. 동결을 발표하면서 앞으로 올릴 수 있다는 뉘앙스를 내면 국채 금리는 오를 수 있고, 반대면 내릴 수 있습니다. 채권 금리가 정부가 정한 숫자가 아니라 시장 거래로 매일 계산되는 수익률이라는 점은 채권 금리 뜻 글에서 설명했습니다. 기준금리는 그대로인데 시장금리는 움직이는 날이 생기는 이유입니다.

계산기와 노트가 놓인 책상

그래서 동결 뉴스를 읽는 방법

동결 소식을 접하면 세 가지만 확인하시면 됩니다. 이 순서로 보면 헤드라인보다 훨씬 많은 정보가 나옵니다.

확인할 것어디서 보나읽는 법
표결이 만장일치였는가한국은행 보도자료와 의사록소수의견이 있으면 다음 방향의 단서입니다
결정문의 방향 문구통화정책방향 결정문인상이나 인하 가능성을 어떻게 적었는지 봅니다
물가 상승률통계청 소비자물가 발표금리와 물가의 차이가 실질 금리입니다

출처: 한국은행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예를 들어 물가가 오르는 동안 같은 동결이 연달아 나오면, 금리가 그대로라는 사실보다 소수의견이 몇 명이었는지가 더 큰 소식일 수 있습니다. 이 해석은 방향을 점치는 게 아니라 이미 공개된 표결 결과를 읽는 방법입니다.

오늘 확인할 것

한국은행 일정표에는 10월 22일 회의 자료가 올라와 있고 다음 회의는 11월 26일입니다. 10월 결정이 인상이었는지 동결이었는지는 한국은행 결정문에서 직접 확인하시고, 표결 내용은 의사록이 공개된 뒤 같은 페이지에서 보시길 바랍니다. 변동금리 대출이 있으시면 내 대출이 어떤 지표금리를 따르고 몇 개월마다 재산정되는지도 은행 앱이나 대출 약정서에서 함께 보시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