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계약을 앞두고 “전세가율이 높은 집은 피하라"는 말을 들어 보셨을 겁니다. 그런데 이 비율이 어떻게 나오고, 높으면 왜 위험한지까지 들은 분은 드뭅니다. 계산은 한 줄이면 끝나고, 위험의 이유는 집이 팔릴 때 돈이 나뉘는 순서에 있습니다. 이 글은 계약 전에 숫자 하나로 무엇을 읽을 수 있는지 정리합니다. 특정 지역이나 시점의 전망은 다루지 않습니다.
전세가율 계산, 나누기 한 번입니다
전세가율은 매매가 대비 전세보증금의 비율입니다.
전세가율(%) = 전세보증금 ÷ 매매가 × 100
단순화한 가상의 수치로 해 보겠습니다. 매매가 4억 원인 집의 전세보증금이 3억 2천만 원이면 3.2 ÷ 4 = 0.8이므로 80%입니다. 같은 집의 보증금이 2억 4천만 원이면 60%입니다. 위 숫자는 원리를 보이려고 만든 것이고 실제 집의 값이 아닙니다.
여기서 흔히 틀리는 지점이 분모입니다. 집주인이 부르는 매매 호가가 아니라 실제로 거래된 가격이 분모에 들어가야 합니다. 호가는 높게 부를 수 있어서 이걸 쓰면 전세가율이 실제보다 낮게 나옵니다.
전세가율이 높으면 위험한 이유

핵심은 집이 경매로 넘어갈 때 어떻게 되는가입니다. 집주인이 대출을 갚지 못하거나 세금을 내지 못해 집이 경매에 부쳐지면, 낙찰금은 권리 순위대로 나뉩니다. 은행 대출(근저당)이 먼저 설정돼 있으면 그 몫을 먼저 가져가고, 그다음에 세입자 보증금이 배당됩니다. 순서가 정해지는 방식은 전세권과 확정일자가 어떻게 다른지 다룬 글에 있습니다.
그리고 경매 낙찰금이 시세와 같으리라는 보장이 없습니다. 낙찰금이 시세보다 낮아질 수 있다는 점이 구조의 핵심입니다. 단순화한 수치로 보면 이렇습니다.
같은 매매가 4억 원 집에서 전세가율 60%는 보증금 2억 4천만 원이고, 90%는 3억 6천만 원입니다. 경매 낙찰금이 시세의 80%인 3억 2천만 원이라고 가정하면, 60%인 집은 낙찰금이 보증금보다 8천만 원 많습니다. 90%인 집은 보증금이 낙찰금보다 4천만 원 많아서 그만큼을 못 받게 됩니다.
위 숫자는 계산 구조를 보이려고 만든 단순화한 가상의 수치이고, 낙찰금이 시세의 80%라는 가정도 예시일 뿐 실제 낙찰 비율이 아닙니다. 집주인의 대출이 없다고 둔 단순한 경우입니다.
전세가율 60%에서는 낙찰금이 시세보다 꽤 낮아져도 보증금을 충당할 여지가 남습니다. 전세가율 90%에서는 낙찰금이 조금만 빠져도 보증금이 모자랍니다. 비율이 높을수록 보증금을 지킬 여유가 줄어든다는 말입니다. 거기에 집주인의 대출이 앞에 있으면, 그 금액만큼 다시 줄어듭니다. 그래서 전세가율과 함께 등기부등본 을구에 적힌 근저당을 같이 봐야 하고, 등기부등본 읽는 법이 그 확인의 출발입니다.
이런 구조가 어떻게 사기와 맞닿는지는 전세사기가 반복되는 구조에서 풀었습니다.
80%, 70%라는 숫자는 어디서 나왔나요
전세가율 이야기에는 80%와 70%가 자주 나옵니다. 80%를 넘으면 위험하다는 말도, 70% 이하가 안전하다는 말도 있습니다. 둘 다 시장에서 관행처럼 쓰이는 선이고, 이 글에서는 법이나 공식 기관이 정한 기준으로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선 하나를 외우기보다 위 계산을 자기 집에 대 보시는 쪽이 정확합니다.
같은 80%여도 이런 차이가 있습니다.
집주인의 기존 대출이 많으면 위험이 커집니다. 같은 단지에서 최근 거래가 여럿 있어 시세 근거가 분명하면 상대적으로 덜합니다.
비교 기준이 되는 매매 거래가 드문 주택은 시세 자체가 흔들립니다. 이런 집은 분모가 불확실한 채로 비율을 계산하게 됩니다. 공시가격과 시세가 왜 다른지는 공시가격과 시세의 차이를 읽어 보시면 이어집니다.
내 집의 전세가율, 어디서 직접 보나요
계산에 필요한 재료는 공개돼 있습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은 “실거래가 조회를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든 곳이라고 스스로 안내합니다. 계약하려는 단지의 최근 매매 거래와 전세 거래를 찾아 위 식에 넣으시면 됩니다. 한두 건이 아니라 가까운 시기의 여러 건을 보시길 권합니다.
지역 전체의 흐름은 한국부동산원이 내는 통계로 봅니다. 공공데이터포털의 한국부동산원 아파트 중위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데이터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가운데 “아파트 중위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데이터"이고 조사주기는 월입니다. 중위값은 가격을 순서대로 세웠을 때 한가운데 값이라서, 아주 비싼 집 몇 채에 평균이 끌려가는 일이 적습니다. 지역 숫자는 뉴스 해석에 쓰고, 내가 계약할 집은 그 단지 거래로 따로 계산하셔야 합니다.
월세로 바꿀 때의 숫자는 또 다른 구조여서, 전월세 전환율에서 따로 설명했습니다. 계약 갱신 때 보증금을 올리는 폭은 임대차 3법에 걸려 있습니다.
오늘 확인할 것
- 계약하려는 집의 같은 단지에서 최근에 거래된 매매가와 전세가를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서 찾아 전세가율을 직접 계산해 보세요.
- 등기부등본 을구에 근저당이 있는지, 있다면 채권최고액이 얼마인지 확인하세요. 보증금에 그 금액을 더해 매매가로 나눈 값이 더 현실적인 위험 지표입니다.
- 전세보증금 반환을 보증하는 상품의 가입 조건은 상품마다, 시기마다 다릅니다. 계약 전에 해당 기관의 공식 안내에서 직접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