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뉴스에서 “임대차 3법” 이야기가 나오면 대개 계약갱신청구권과 5% 룰만 떠올리기 쉽습니다. 그런데 정작 전세 계약을 하러 가면 신고를 해야 한다는 말도 같이 듣게 됩니다. 이게 같은 법 이야기인지, 다른 이야기인지부터 헷갈립니다. 세 제도가 왜 하나로 묶여 불리면서도 실제로는 서로 다른 상황에 걸리는지 원리부터 짚어보겠습니다.

임대차 3법이란 무엇인가요

임대차 3법은 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상한제, 전월세신고제 세 제도를 묶어 부르는 이름입니다. 이름은 “3법"이지만 실제로 개정된 법률은 두 개입니다. 계약갱신청구권(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과 전월세상한제(같은 법 제7조)는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으로 담겼고, 전월세신고제는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개정으로 따로 만들어졌습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을 고친 두 제도는 2020년 7월에, 전월세신고제는 같은 해 8월에 만들어졌습니다. 법이 하나가 아니라는 걸 알아두면 뒤에서 왜 시행일이 서로 다른지도 자연스럽게 이해됩니다.

계약갱신청구권과 5%룰이 정확히 어떻게 작동하는지는 계약갱신청구권, 임대료는 왜 5%까지만 오르나요에서 이미 원리를 정리했습니다. 이 글에서는 나머지 두 제도, 그리고 세 제도가 각각 다른 계약에 적용되는 이유를 다루겠습니다.

시행일이 제각각인 이유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는 법 통과 직후인 2020년 7월 31일부터 곧바로 적용됐습니다. 전월세신고제는 사정이 달랐습니다. 2021년 6월 1일 시행은 됐지만 국토교통부는 4년 동안 계도기간을 두고 과태료를 물리지 않았습니다. 이 계도기간은 2025년 5월 31일 끝났습니다. 그래서 2025년 6월 1일 이후 체결된 계약부터는 신고를 안 하면 실제로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같은 3법인데 왜 이렇게 차이가 났을까요. 계약갱신청구권과 상한제는 집주인이 갱신 요구를 받아들이거나 임대료를 얼마 올릴지 정하는, 계약 당사자 사이의 문제입니다. 반면 신고제는 전 국민이 새로운 행정 절차(계약 내용을 관청에 알리는 일)에 익숙해져야 하는 제도입니다. 새 절차를 갑자기 처벌로 강제하면 혼란이 크니 계도기간을 길게 뒀습니다(대한민국 정책브리핑,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

전월세상한제는 왜 신규 계약엔 적용되지 않나요

여기가 가장 많이 헷갈리는 지점입니다. 전월세상한제는 임대료 자체에 상한을 두는 제도가 아니라, 기존 세입자가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해 계약을 연장할 때 그 인상분에만 상한을 두는 제도입니다. 집주인이 살던 세입자를 내보내고 새로운 세입자와 처음 계약을 맺을 때는 이 5% 상한과 무관하게 시세대로 보증금과 월세를 정할 수 있습니다.

이 구조를 알면 뉴스에서 자주 나오는 현상 하나가 설명됩니다. 같은 아파트, 같은 평형인데 갱신 계약 매물과 신규 계약 매물의 호가가 크게 벌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갱신 세입자는 5% 상한 안에서 계약이 이어지지만, 그 세입자가 나가고 새로 나온 매물은 시세를 그대로 반영하기 때문입니다. 임대료 통계에서 “평균"이라는 숫자 하나만 보면 이 갱신·신규 계약의 가격 차이가 묻혀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함께 기억해 둘 만합니다.

아파트 외벽과 창문이 늘어선 모습

전월세신고제, 신고 대상과 과태료

전월세신고제는 임대차 계약을 맺으면 그 내용을 관청에 신고하도록 의무화한 제도입니다. 신고 대상은 보증금이 6천만원을 초과하거나 월세가 30만원을 초과하는 계약입니다. 신고 대상 지역은 수도권 전역과 광역시, 세종시, 제주시, 그리고 도(道) 지역의 시(市)이며, 도의 군(郡) 지역은 제외됩니다. 임대인과 임차인이 공동으로 계약 체결일부터 30일 안에 신고해야 합니다(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

과태료는 신고를 안 한 이유에 따라 갈립니다. 아래 표로 정리했습니다.

위반 유형과태료
단순 지연신고 (기한만 넘긴 경우)최소 2만원 ~ 최대 30만원
거짓신고 (임대료를 낮춰 적는 등 고의)최대 100만원

출처: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2025년 5월 31일 이전에 체결한 계약은 계도기간 안에 있었던 계약이라 과태료 대상에서 빠집니다. 그 이후 새로 계약을 맺거나 갱신했다면 신고 여부를 다시 확인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폐지·개정 논쟁이 반복되는 이유

임대차 3법은 통과된 지 몇 년이 지나도록 폐지나 개정 이야기가 꾸준히 나옵니다. 이유는 이 제도가 세입자 주거 안정과 임대인의 계약 자유 사이에서 어느 쪽에 무게를 두느냐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세입자 쪽에서는 최대 4년까지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고 인상률이 묶인다는 게 강점입니다. 반대쪽에서는 갱신 계약이 5%로 묶이는 대신 신규 계약 매물이 줄어 신규 전세가가 오히려 더 크게 뛰는 부작용을 지적합니다. 헌법재판소는 2024년 2월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에 대해 “임차인의 주거 안정이라는 입법 목적이 정당하다"며 합헌 결정을 내렸습니다(경향신문). 다만 합헌 결정이 났다고 해서 국회에서 개정 논의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이런 배경 때문에 정권이나 국회 구성이 바뀔 때마다 폐지나 손질 이야기가 다시 등장합니다. 논의가 뉴스에 나왔다는 사실과 실제로 법이 바뀌었다는 사실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국회를 통과해 개정 법률이 시행됐는지는 그때그때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오늘 확인할 것

지금 살고 있는 집의 계약을 언제 신고했는지 기억이 안 난다면 부동산거래관리시스템(rtms.molit.go.kr)이나 계약 당시 행정복지센터 접수 내역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곧 갱신 시기가 다가온다면 갱신청구권 행사 기간(만료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도 함께 달력에 표시해 두시길 바랍니다. 임대차 3법 관련 개정안의 국회 통과 여부는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서 법률명으로 검색하면 가장 정확하게 확인됩니다.